"뛸 수 있는 골키퍼가 없었습니다"…14명 중원대 첫 4강 미라클

홈 > 미디어 > 미디어뉴스
미디어뉴스

"뛸 수 있는 골키퍼가 없었습니다"…14명 중원대 첫 4강 미라클

22일 아주대학교를 이기고 제58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4강에 진출한 뒤 기뻐하고 있는 중원대학교 선수들. ⓒ이세인 중원대 감독 제공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 출전하고 있는 중원대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날아왔다.

22일 아주대와 8강전을 앞두고 일부 선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받았다는 것이다. 대회 규정상 양성 반응을 받은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으며 방역 지침에 따라 격리해야 한다.

이세인 중원대 감독은 "경기를 뛸 수 있는 14명으로 (아주대와) 8강전에 나섰다"고 돌아봤다.

14명으로 선수단을 꾸린 중원대는 이날 경남 통영에서 열린 바다의 땅 통영 제58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아주대를 9-8로 꺾고 4강에 오르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중원대의 4강 진출이 창단 이후 처음이라는 점 또한 기적이다.

이 감독은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주전들도 여럿 빠졌다. 예선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와 함께 미드필더, 수비수도 빠졌다. 골키퍼도 없었다. 그래서 재활 중이던 골키퍼를 불렀다(해당 선수는 음성 판정을 받아 경기에 출전 가능)"고 말했다.

이어 "4강을 눈앞에 두고 14명으로 경기하는 이런 상황에 놓이니까 선수들이 많이 침울해 있었다. 그래서 웃으면서 '위기에서 상황을 극복했을 때 더 멋진 승리다. 지금을 즐기자'고 이야기했다. 또 이곳이 통영이지 않느냐.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고 떠올렸다.

중원대는 아주대에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끌려갔다. 하지만 전반 38분 동점골로 따라붙었고 후반에도 1골 차로 끌려가다가, 정규 시간 9분을 남겨 두고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차기도 극적이었다. 재활하다가 통증을 참고 출전한 골키퍼가 8-8에서 아주대 9번째 키커가 찬 공을 막아 냈고, 중원대 9번째 키커가 9-8 승리를 확정지었다. 승리를 확정지은 순간 중원대 선수들은 뛸 듯이 기뻐했다.

이 감독은 "그래서 아이들이 더 기뻐했던 것 같다"며 "10년 동안 이곳에 있으면서 가장 힘든 상황이었다 보니 눈물이 났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워했다.

칼빈대와 아주대를 연달아 잡고 창단 첫 4강에 진출한 중원대는 단국대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단국대는 제주국제대를 3-1로 꺾고 4강에 올랐다.

반대편에선 동의대와 광주대가 격돌한다. 동의대는 경희대를 2-1, 광주대는 가톨릭관동대를 1-0으로 이겼다.

같은 날 열린 한산대첩기 8강전에선 선문대를 비롯해 호원대와 용인대 그리고 전주대가 4강에 진출했다. 4강전에선 선문대와 호원대, 용인대와 전주대가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겨룬다.

제58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은 오는 26일 한산대첩기, 27일 통영기 이틀에 걸쳐 낮 12시에 치러진다. SPOTV2와 네이버에서 생방송 중계한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0 Comments